성에 대한 이해



1. 고대의 성에 대한 관념
	우리자신의 성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과거에는 성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나 억매여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Bullough, 1976, p.xi)

현재 성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에 대한 우리 인류의 태도를 조명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과거 우리 조상들이 성에 대해서 가졌던 성에 대한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우리들의 성에 대한 태도는 과거와는 아주 상이하게 다를 수 있다.

인간의 역사는 남녀간의 성의 행동에 의해서 태어났고 시작되었다. 우리가 인간의 역사의 기록을 약 5,000년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성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은 약 B.C. 1,000년경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가족간의 근친상간은 확고하게 금기사항으로 전달되어 왔다(Tannahil, 1980).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여성은 대체로 남성의 소유물로 간주되어 왔고, 종족을 번식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만 강조되어 왔다(Bullough, 1976). 대체로 남성은 여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에 구애를 받지 않았다. 창녀의 제도가 대체로 어느 문화권을 막론하고 성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창녀 제도나 자유로운 성관계에 대한 제동을 건 종교는 유태교였다. 유태교는 십계명으로 결혼한 성인이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금하였다. 유태교는 성은 자녀의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자녀 생산과 관계없는 동성애는 죄이고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였다(레위기: 18:22). 그러나 부부간이나 연인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성은 창조적이고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묘사되어 왔다(구약의 아가서).

성에 대해서 비교적 자유스런 태도를 견지한 나라는 고대의 그리스였다. 그리스의 시대는 남성간의 동성애와 심지어는 성인 남자와 청소년간의 섹스도 관용하게 받아 주었다. 그러나 동성애만을 전적으로 행하는 남자는 기피의 대상이었고 미성년자와의 동성애는 법적으로 금하였다. 대체로 그리스의 문화에서도 가족을 강하게 강조하였고, 여자는 이등의 시민으로 간주 되어 왔다. 그리스 문화권에서의 여성의 위치란 아이를 생산하는데 중점이 있었다(Tannahill, 1980).

기독교의 전통을 보면 유태교와 그리스의 문화에 대한 태도를 혼합하여 발전시켜 왔다. 즉 유태교에서는 신체적인 사랑과 영적인 사랑을 구별하지 않는 전통인데 반하여, 기독교의 신학은 그리스의 전통에서 영적인 사랑(agape)과 육체적인 사랑(eros or carnal love)을 구분하여 표현하였다. 그리스의 문화에 약 B.C. 325년경에 순수한 영적인 사랑을 강조하면서 육체적인 사랑을 부정하는 전통이 있었는데, 신약에서 사도 바울이 이러한 전통을 신약의 전통으로 받아 들여 결혼을 하지 않는 편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주장을 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Master, Johnson, & Kolodny, 1982).

추후 4세기 경에는 기독교 내에서도 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 주었으나, 성 어거스틴이 성에 대해서 아주 지나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후에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마치 기독교의 전통인양 되어져 버렸다. 성 어거스틴 자신은 결혼 전에 성에 대한 문란한 행위를 하고는 성에 대해서 저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에 의하면 인류의 에덴동산에서의 타락 후에 성적인 타락이 인류에게 전해졌고, 이러한 인간의 성적인 타락성이 유전을 통해서 인간에게 전해져 내려왔다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전통 속에서 성은 죄로 여겨졌고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로마 시대는 나체주의, 동성애, 매춘, 축첩, 외설문학이 오늘날 보다 더 성행하였다. 로마 황제들도 동성애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시대 이후에는 자위행위에 대해서 금기를 하고 엄격한 순결을 지키는 쪽으로 시대가 변한다. 이러한 태도가 문예부흥기까지 이른다.

2 . 동양의 성에 대한 관념

동양의 성에 대한 태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동양의 성은 글자가 가리키는 대로 몸과 마음의 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성이라는 개념이었다. 이슬람, 힌두, 그리고 고대의 동양에서는 성에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인 태도를 지녔다. 특히 중국 사람들은 성을 회피의 대상이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신앙의 대상, 영생불멸로 이르는 과정이라고 보았다(Bullough, 1976). 서양에서는 성 어거스틴이 성에 대한 참회록을 펴내는 시기에 인도에서는 Kamasutra라는 Sex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을 발간했다. 중국, 일본 등의 동양에서는 고대에 성을 즐기는 비결에 관한 책들이 발간되곤 하였다. 이렇듯이 서양과 동양에서는 성에 대한 서로 상반된 태도가 얼마간 유지되었다.

3. 중세기의 성에 대한 관념

12, 13세기의 기독교에서는 성은 종족의 번식을 위해서만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기독교의 성직자들은 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지니면서 성을 즐겼다. 그러나 이시기에 상류의 사회에서는 성에 대한 새로운 태도들이 일어났는데, 육체와 영혼을 철저히 구분하는 사랑을 했다. 예를 들면 연인이 같이 자면서도 성관계를 맺지 않을 때 진정한 사랑을 한다고 보았다. 그러다가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태도가 조금 완화되었다.

Luther나, Calvin도 성에 대해서만은 중세에 비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지녔다. 그러는 와중에서 유럽은 성병이 많이 번져서 문제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와 성병의 빈도와는 상관관계가 있다. 즉 성에 대한 사회의 규범이 완화되면 대체로 성병도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